평소 존경하던 로버트 마틴(Uncle Bob)의 신작 소식을 듣고 집 앞 교보문고로 향했다. 《클린 코드》, 《클린 아키텍처》 같은 수많은 명저를 남기며 반세기 넘게 현장을 지켜온 거장이 우리에 대해 어떤 말을 남겨놨을지 궁금했다.
디테일 관리자
“뭘 그런 거 하나하나 다 설명해야 하나요?
그냥 알아서 개발자가 잘 하면 안 되나요?”
“그냥 코드만 작성하면 되잖아요. 별거 아니죠?”
혁신적인 앱 아이디어가 있다며 개발 좀 해달라는 사람들.
그런데 왜 본인이 직접 하지 않을까.
복잡한 건 생각하기 싫고, 원하는 것만 빨리 만들어주길 바라는 솔직한 바람.
하나하나 구구절절 설명하다 보면 변명하는 사람처럼 느껴져 현타 오던 날들.
“우리는 디테일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디테일 속에서 기쁨을 느끼고, 디테일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며,
디테일의 늪과 수렁을 기꺼이 헤쳐 나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바로 … 디테일 관리자인 셈입니다.”… 중략 …
“그들은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사랑하는 것은 그 작디작은 수많은 디테일을
하나하나 조합해서 만들어 내는 도전 그 자체입니다.”
읽으면서 잠깐 멈췄다.
손으로 직접 뭔가를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무언가가 작동하는 원리를 끝까지 파고드는 사람.
저마다 표현은 달랐지만, 저자는 그걸 ‘디테일’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냈다.
맞다. 우리는 다들, 그걸 가지고 있다.
그들이 넘기고 싶은 것을, 우리는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그게 짐이 아니라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였다.
우리, 프로그래머들
밤새 붙들고 있는 버그.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코드 한 줄.
그게 쓸모없는 집착이 아니라, 원래 그런 괴짜들이라고.
우리는 디테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